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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news

엄마의 탄생축하합니다!

by 펀패밀리 2009. 9. 2.

탄신일날의 신경전?
지난 주 토요일, 8월 29일은 엄마의 xx째 생일이었습니다.

헉! 벌써 ! 

엄마는 일주일 전까지도 본인의 생일을 가족들이 모른다는 의혹에 사로잡혀 불안해 하더니 우연을 가장한 암시를 계속 하더군요. 사실 가족들이 내 생일을 정확히 기억하느냐의 문제는 항상 초미의 불안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죠! 물론 저는 알고 있었습니다?! 수첩에도 다음 캘린더에도 기록을 해 놓았기 때문에 내색은 안했지만 알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듯 했음! 아직은 어려서...

그러나 마흔의 엄마 생일을 다소 초라하게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매년 미역국은 아빠가 끊여 주었는데 이번에는 소고기만 전날 저녁에 마트가서 사왔고 당일 아침에는 정작 늦게 일어나는 통에 엄마가 끊이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빗나가더니 계속 딴 길로 가더군요. 장인 장인 어른도 예년에는 미리 전화하시더니 이 날은 점심 때가 다 되어서도 전화를 하지 않으시는 겁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엄마가 전화를 빼 들더니 장인어른한테 전화해서 "낳아줘서 고맙다고" 시위를 하더군요. 웃기기도 하고 땀도 나고....

이런 분위기는 저녁 때까지도 이어지더군요.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 위해 패밀리레스토랑을 갔는데 사람이 많아 두군데나 그냥 나오고 말았습니다. 초등학생 개학 전주라 너도나도 외식을 하는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케익을 사 들고 덜 붐빌듯한 곳에서 식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자리도 협소하고 장소도 조용한 터라 케익은 자르지도 못하고 집으로 가져 왔지요.

집에 와서 케익에 촛불을 밝히고 축하노래 부르고, 다음 순서는 선물 증정 순서잖아요.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딸은 문방구에서 화이트를 사서 엄마가 꼭 필요한 것이다 하면서 때웠고, 아빠와 아들은 미릴 준비를 못해 서먹한 분위기에서 생일축하일을 마무리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DSLR을 사 주고 싶었는데 미리 주문도 못하고 가격도 그렇고 해서 기회를 놓친 것이지요. 아들은 케익 사는데 돈 보탠 걸로 가름하였습니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는 관심만으로 고맙다고 하는데 그래서 더욱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여행간다고 현찰로 달라고 하니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근데 얼마를 건네면 큰 불화없이 넘어갈 수 있을까요? 매년 가족의 생일을 즐거운 날이지만 아빠에게는 무척이나 긴장되는 하루인듯 합니다. 딸애는 벌써부터 돌아오는 생일에 핸드폰 사달라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는데 큰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