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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독서록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 - 비이성적 심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by 펀패밀리 2009. 10. 17.

대학 다니며 제일 싫은 수업이 '계량경제학'이었다. 교수가 복잡한 수학식만 나열하고 증명하기에 바쁜 따분하고 "도대체 뭘 하자는 거야' '그래서 현실은 어떻다는 건데?'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시험은 식을 잘 짜맞추어야 했고 흥미가 없고 재능이 없는 나로서는 형편없는 성적을 받았다. 이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런 점에서 '야성적 충동'은 당시에 품었던 불만과 분노(?)를 다소나마 삭일 수 있는 책이다. 제목이 도발적이고 부제 또한 흥미를 주기에 충분해서 잡았는데, 실제 내용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다소 어려웠다. 뒷부분에 보완설명을 읽어봐도 경제학사의 줄기를 정확히 꿰뚫고 있지 않는 나로서는 비판과 대안의 정확한 개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작가들은 쉽게 증명하고 있다고 누차 말하고 있지만...


 조지 애커로프(Geroge A. Akerlof)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 런던이코노믹스 교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역임. 
1970년 발표한 <레몬이론>을 통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시장경제에 미치는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2001년 스펜스, 스티그리츠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정보경제학, 행동경제학의 기초를 다진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레몬'은 고장이 잦은 중고자동차를 의미하는 미국 속어라고 한다.
클린턴 정부시설 경제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현실정치에도 직접 참여했다.


로버트 쉴러(Robert J. Shiller)
예일대 경제학 교수, 경영대학원 금융학 교수. 금융시장, 행동경제학, 거시경제학, 부동산, 대중의 도적적 판단 등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경제학자라고 한다.
<뉴욕타임즈>에 글을 쓰기도 하는데 누리엘 루비니, 스티븐 로치와 함께 '월가 비관론자 3인장'으로 불린다.
주요 저서로는 <이상과열> <시장의 변동성> <버블의 경제학> 등이 있다.
칼 케이스와 개발한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시카고 상품거래소 선물시장의 기본지료포 활용되고 있다.
 애커로프와 행동거시경제학 워크샵을 십여년간 공동 진행하고 있다. 



작가들은 케인즈의 <일반이론>에 대한 가치의 재발견을 출발점으로 현대 경제학과 정책의 한계를 지적한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주류 경제학자와 정치가의 지나친 믿음은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책과 해결방안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합리적 이성과 판단에 대한 믿음. 보이지 않는 손이 항상 최적합의 균형점을 찾아 가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판단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활동의 대부분은..... 수학적 기대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낸.... 인간의 불안전성이 판단과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중)

저자는 이러한 시장경제의 불안정성을 유발하는 주요원인으로 <자신감> <공정성> <부패와 악의> <화폐착각> <이야기>의 다섯가지를 들고 있다.  주식, 부동산, 석유, 실업률과 물가상승, 저축, 흑백간 격차 등 현대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난제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결론은 이런 것 같다. 자유방임의 경제관, 정책관은 현실문제 해결의 열쇠를 주지 못한다. 기본전제를 극단적으로 단순화한 현실 인식 대신 현상의 원인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믿음은 최근 경제학 조류의 결과일뿐 오히려 편향성을 향해 달려가는 5가지의 불안정요인을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양쪽 한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적절히 통제해야 한다.. 지금의 금융위기 처럼 말이다. 숙독을 하지 못한 관계로 이론과 개념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큰 방향의 원칙과 주장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경제학 수업에서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전제는 단순화하고 수학적 증명이 불가능하면 빼도 좋다"는 얘기를 참으로 많이 들었는데 그 결과가 과연 타당한 결과를 내놓을지 항상 의심스러웠다!! 경제학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현실에 다가가는 접근이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다. 특히 경제정책이 많은 국가와 국민의 삶을 좌지우지 하는 현실에서 항상 신중하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원칙이 아닐까?